“이들은 질서정연하고 합리적이고 현명하며, 정확하게 말하고 공정하게 행동합니다. 또한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어 그에 따라 행동하며, 깨끗한 삶을 살면서 평화롭고 평온하게 존재합니다.”
‘후이늠(Houyhnhnm)’은 걸리버가 네 번째 여행지에서 만난 나라(‘말(馬)’의 나라)로, 걸리버 여행기의 저자인 조너선 스위프트는 ‘후이늠’을 ‘자연의 완성’이라고 정의합니다.
‘후이늠’은 육체를 옷으로 가릴 필요가 없고 거짓말이 무엇인지 모를 만큼 순수하고, 완벽한 이성을 가지고 있어 무지, 오만, 욕망, 비참, 전쟁이나 다툼 등이 발붙일 자리를 두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토록 완벽해 보이는 ‘후이늠’에도 “인간 세계에 대한 그들의 제한된 이해나 오만함” 등이 존재해서 들여다보면 볼수록 과연 ‘후이늠’이 이상적인 존재이자 우리가 꿈꾸는 세계가 맞는지 의문을 품게 됩니다.
2024 서울국제도서전 주제전시는 우리가 바라는 세상으로 가기 위한 지도를 그립니다. ‘후이늠’의 세계가 해법이 아니라면 어떤 방식으로 미래를 그려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막연한 낙관을 넘어서 기꺼이 환대할 현실을 모색합니다. 함께 '후이늠’을 키워드로 큐레이션된 400권의 도서를 통해 후이늠의 세계를 여행하면서 ‘세상의 비참’을 줄이고 ‘미래의 행복’을 사유하며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